이비인후과 질환

[코] 코골이와 수면 중 무호흡 증상이 있다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진단과 치료

이비인후과 의사가 전하는 이비인후과 질환 2025. 3. 18.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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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무호흡증의 진단, 비수술/수술적 치료

 “코골이가 너무 심해서 같이 못 자겠대요”, “잘 때 무호흡이 있다고 해요” 이처럼 수면 중에 발생하는 코골이와 무호흡 증상을 해결하고자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수면 중 상기도가 좁아지면서 인두 점막 간의 마찰, 협착이 생기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해부학적 요인과 더불어 근육신경학적 요인을 잘 이해하여야 합니다. 구조적으로 휘어진 비중격, 비강 점막의 부종, 긴 목젖과 좁은 인두강, 편도 및 아데노이드 증식, 혀의 비대, 짧고 넓은 목, 좁은 하악 구조 등 비강, 비인두, 구인두, 하인두로 이어지는 상기도를 좁게 하는 모든 해부학적 요인이 원인이 됩니다. 수면 생리에 따르면 REM 수면으로 이행할 때 근 긴장도가 떨어지는데 상기도를 확장시키는 근육의 톤이 떨어지면 성문 상부 저항이 정상인에서도 4~5배 증가하게 됩니다. 무호흡증 환자는 이에 동반하여 상기도 개방성을 유지하려는 반사 능력이 떨어져 있고 코골이에 의해 반복적인 외상, 상기도 염증으로 방어기전이 약해짐으로 인해 수면무호흡이 더 일어나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수면 중 코골이, 무호흡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분들은 신체 검진을 통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하는 해부학적 요인을 평가하게 됩니다. Modified mallampati 검사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중증도를 잘 반영하는 신체검사법으로 환자분께 앉아서 입을 벌리고 발성하지 않은 채로 혀를 최대한 앞으로 내밀도록 하여 입천장의 연구개가 아예 보이지 않거나 연구개 일부 또는 목젖의 부착 부위 정도만 관찰되는 경우(mallampati 3점 이상) 의심합니다. 또한, 혀를 내밀지 않고 설압자로 혀를 살짝 누른 상태에서 편도의 크기를 평가하는 Friedman 검사 상, 13세 이상에서 grade 2(편도궁까지 커진 경우), 13세 미만에서 grade 3(편도궁을 넘었으나 정중선까지 닿지 않는 경우) 이상으로 커져있다면 의심 소견입니다. 환자가 코와 입을 막은 뒤 숨을 들이쉬어 흡기 말에 음압을 형성하는 역발살바를 했을 때, 연구개, 구인두, 혀 기저부, 후두개 등의 위치에서 폐쇄가 관찰되는 muller 검사 양성 소견도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하게 하는 내시경 소견이 됩니다.

 위의 3가지 신체 검진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면서 과도한 주간 졸림, 빈번한 코골이, 피로감, 수면 중 숨막힘, 잦은 뒤척임이나 각성 등 수면무호흡 증상 중 하나 이상, 그리고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의 과거력이나 BMI 30 이상을 충족하면 수면다원검사를 급여로 시행할 수 있습니다.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 PSG)는 현재까지 수면무호흡증 진단에 가장 핵심적인 검사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수면 중 전기생리학적 변수(뇌파, 안구 운동, 턱밑 근육의 긴장도, 심박동, 심장 리듬, 배 가슴의 변화, 코 입의 기류 변화,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는 full-time PSG로 무호흡 지수(AHI)를 확인하여 경함 (5≤AHI<15), 중등도 (15≤AHI<30), 심함 (AHI≥30)으로 중증도를 분류합니다. 18세 미만 소아의 경우, AHI 1 이상을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하고, 발육 상태나 검사실에 따라 13세 이상은 성인 기준에 따라 진단하기도 합니다. AHI가 5 미만이라도 환자가 다양한 주간 증상을 느끼면서 수면다원검사 상 RERA가 증가된 경우 상기도 저항 증후군이라 진단할 수 있습니다. 

 

 수면다원검사 결과, 중등도 이상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되었다면 초기 치료로 양압기 사용을 우선 고려합니다. 마스크를 통해 상기도에 양압을 불어넣음으로써 공기 부목을 만들어 수면 중의 반복적인 상기도 폐쇄를 방지하는 치료로, 무호흡 지수, 각성 지수, 산소포화도 개선에 효과적으로 알려진 1차 치료법입니다. 상기도 확장근을 강화하고, 수면무호흡증의 장기 합병증인 심혈관계 위험 감소에도 도움이 됩니다. 지속적으로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불어넣는 CPAP, 잘자는 동안은 압력을 가하지 않고 무호흡이 심할 때 높은 압력을 주는 등 공기흐름을 감지하여 압력을 조절하는 BiPAP도 있습니다.

 양압기 치료는 환자의 순응도가 중요해서 마스크 피팅, 갑갑함에 대한 공포증, 코막힘 등 양압기 사용을 방해할 수 있는 요인들을 잘 교정하고 지속 사용할 수 있도록 수면 전문 이비인후과 의사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첫 사용 1달 이내 면담하여 부작용과 치료 순응도를 평가하는데, 양압기 내장 칩의 기록을 바탕으로 하루 4시간 이상 사용한 날이 전체 사용 기간의 70% 이상의 경우 순응도가 좋다고 평가합니다. 또한 사용기간 동안의 AHI 지수, 마스크를 통한 공기 유출 여부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순응도가 낮은 경우 마스크 유형, 양압기 종류, 가습 정도, 양압 ramp 시간, 동반된 이비인후과 문제를 재조정하고, 지속되는 주간 졸림의 경우 적정 압력, 평소 수면시간과 동반한 수면장애 등 수면 위생을 점검합니다. 초기 단기 추적 후 1~12개월마다 양압기 마스크 장비, 증상 호전, 부작용 및 합병증 발생 여부를 지속 추적하며 관리합니다.

 수면무호흡증의 비수술적 치료 요법 중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체중 감량입니다. 비만은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인 유발 요인으로, 구인두 및 경부의 연조직이 비대해지고 혀 근육이 뒤쪽으로 밀리면서 상기도 단면적이 좁아져 간헐적인 저산소증, 호흡 조절의 불안정 등이 발생하므로 모든 과체중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체중 감량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다른 비수술적인 치료로는 구강 장치, 비강 내 스테로이드로 동반한 비염을 치료하거나 인후두내 염증 질환에 대한 경구 약물 치료가 있습니다. 구강 장치로는 혀 리테이너, 하악전진장치(MAD) 적용을 고려할 수 있는데, 단순 코골이나 양압기 지속 사용이 어려운 경도에서 중등도까지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에서 대체 요법이 됩니다. 소아에서도 아데노이드 및 편도 제거술과 함께 치아교합에 대한 교정을 시행하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중등도 이상에서 비수술적 치료로 효과를 못보거나  양압기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 폐색 부위를 확인하여 수술적인 교정을 통해 치료할 수 있습니다. 임상 증상의 호전, 수면 질, 무호흡지수, 산소포화도 수치의 정상화를 목표로 수술합니다. 이때 DISE(약물유도 수면내시경)가 수술 범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검사법입니다. 약물로 수면 상태를 유도한 뒤 상기도 폐쇄 부위를 직접 평가하는 것으로, 하인두나 여러 부위 폐쇄를 동시에 보일 때 감별에 큰 도움이 됩니다. Muller 검사에서 각성 시 관찰되지 않았던 폐쇄도 22.7%에서 추가로 찾아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약물에 의한 과도한 근육 이완으로 위양성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정상 수면을 재현할 수 있는지, 여러 수면 단계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지 한계점은 분명 있으나, 상기도의 역동적 변화와 폐쇄 부위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는 수술을 결정하고 예후를 추정하는데 의미 있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약물유도 수면내시경 검사(DISE)로 평가한 상기도 폐색 부위: 연구개, 구인두(인두측벽), 설근부, 후두개


 이처럼 수술적인 치료는 폐색 부위를 직접 찾고 그에 따라 환자마다 적합한 수술 범위와 수술법을 적용하게 됩니다. 코막힘이 구호흡의 원인이 되는 경우, 기도 저항을 높이는 비중격 만곡증, 하비갑개 비대 등의 비강내 구조 이상을 교정하는 코 수술을 시행합니다. 인두 부위의 폐색을 동반한 경우라면 비강 수술 단독으로 무호흡이나 코골이 증상의 객관적인 호전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구개인두 측벽에 있는 잉여 연부조직을 절제하고 필요에 따라 편도를 함께 절제하여 구인두 통로를 넓히는 개념의 UPPP 수술을 과거 많이 시행하였습니다. 고식적인 UPPP와 달리, 과도한 절제로 구개인두부전증 같은 합병증 발생 시 원상회복이 가능하도록 목젖을 피판으로 위로 올려주는 인두피판성형술(uvulopalatal flap)이 현재 구인두 폐색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표준 수술법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목젖을 경구개-연구개 경계부로 당겨주었을 때, 연구개와 중첩되는 점막만을 절개하여 개구수피판을 봉합하는 술식으로, 상처난 점막의 경계가 노출되지 않아 수술 후 통증이 적고 생리적인 기능 회복이 보다 빠른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BMI가 높은 중증 수면무호흡증 환자, 폐쇄 부위가 구인두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설근부나 하인두 등 여러 부위에 동반된 환자에서는 실패 가능성이 있습니다. 폐쇄 부위를 고려하지 않은 성공률은 40% 정도로, 중등도 이상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에서 단독 수술로 무호흡 지수를 정상화시키지 못할 수 있습니다.

 중등도에서부터 심한 폐쇄성 무호흡증 환자 중 인두부 측벽의 수축에 의한 협착이 주요한 경우 측인두성형술(Lateral pharyngoplasty), 구개인두근 현수봉합술(expansion sphincter pharygoplasty)을 고려합니다. 설근부 폐색이 주요한 환자는 레이저로 설편도를 비롯한 혀 기저부를 일부 절제하거나 고주파 에너지로 설근 중앙부 조직을 경화시켜 부피 축소를 유도하는 고주파 열 치료법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드물게 혀의 부종, 점막 궤양, 통증으로 인한 연하곤란이 생길 수 있지만, 750~900도의 열로 절제하는 고식적인 전기소작 기구와 달리 60~90도 정도로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혀 기저부 비대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인두나 혀 후방의 폐색이 혀 비대 또는 상악 하악 구조 문제와 동반할 경우, 설골 및 하인두 수술을 시행하여야 합니다. 수면 시 혀가 후방으로 처지는 것 방지하기 위해  이설근을 전방 전위시키는 이설전진술(genioglossal advancement)과 설골을 박리한 후 앞쪽으로 재위치 시키는 설골 근육절제술, 현수봉합술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1단계 수술로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상악골 저형성증, 하악 후퇴증 등 악안면 기형을 동반한 경우 상악과 하악을 동시에 전진시켜 고정함으로 하인두의 앞뒤, 측방 너비를 늘리는 양악전진술(MMA)을 고려합니다. 중증 수면무호흡증 환자에서 최근 초기 치료로 시도할 만큼 효과적이나 침습적이기 때문에 합병증 가능성, 6~12개월 가량의 회복 기간을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 

 최신 치료법으로는 양압기 치료에 실패한 중등도 또는 심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에서 설하신경 자극장치(Hypoglossal nerve stimulation)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흉벽의 압력 센서로 인지된 흡기의 시작에 설하신경을 전기적으로 자극되도록 하여 이설근을 수축시킴으로써 구개 및 혀 뒤쪽 공간의 너비를 확장시켜 주는 기기입니다. 피부 아래 기기 삽입 수술이 필요하고 비용 부담이 있지만, 수면무호흡과 코골이를 감소시키는 장기 효과가 입증되었습니다. BMI 32 초과 고도 비만, 해부학적 구조와 폐색 부위에 따라 추천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수면 전문가에게 적응증을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처럼 수면무호흡증, 코골이 증상은 치료에 다양한 옵션이 있고 해부학적 구조 문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내려져야 효과적인 치료를 계획할 수 있습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장기적으로는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고 수면 질 저하와 직결되므로 의심 증상이 있다면 방치하지 마시고 무호흡 정도에 대한 진단과 그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겠습니다. 수면 중 무호흡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더라도 주간 졸림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거나 심한 코골이가 있다면 무호흡 동반 여부, 수면 질에 대한 검사와 함께 교정 가능한 구조적인 이상이 있는지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진료 받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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