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만성적인 코막힘으로 고생한다면 : 비중격 만곡증의 원인, 진단, 치료(비중격 교정술)
만성적인 코막힘 원인, 비중격 만곡증의 진단과 수술적 치료
코막힘은 이비인후과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이 호소하는 가장 흔한 코 증상 중 하나입니다. 전비공에서부터 비인강까지 어느 부위에라도 기계적인 막힘이 있으면 생길 수 있으며, 실제로는 구조적인 막힘과 함께 비염 등 기능적인 이상을 동반할 경우 만성적인 코막힘을 호소하게 됩니다.
비중격은 양측 비강을 구분하는 골부와 연골부로 이루어진 골격 구조로, 콧대와 코끝 지지를 도와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비중격이 태생기의 발육 이상, 골과 연골의 성장속도 차이, 치열과 치조돌기의 비대칭 또는 구순열 등의 선천적인 요인이나, 비중격 연골에 미세골절을 유발하는 외상으로부터 회복되는 과정에서 후천적으로 휨이 발생하면 비중격 만곡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비중격 만곡증은 편측 코막힘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요인이며 한국인의 절반 이상에서 갖고 있을 정도로 유병율이 높은 질환입니다. 코막힘을 호소하지 않아도 실제 비중격이 곧은 경우는 드물고 약간의 만곡은 존재할 수 있는데 기능적인 장애나 특별한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다면 치료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비염(소위 감기)으로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였다가 우연히 비중격 만곡증이 발견되는 경우도 많고, 평소에는 비중격 만곡을 모르고 지내다가 심한 상기도 감염 이후 비점막의 충혈이 동반될 때 코막힘이 반복적으로 느껴져 진단되는 환자도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만곡된 방향의 편측 코에 코막힘을 호소하나, 넓어진 반대측 하비갑개에 비후성 변화가 생기는 대상성 비대로 양측 코막힘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고 간혹 장기간 편측의 줄어든 비강 기류에 적응되어 있던 환자가 넓은 쪽 비점막의 충혈이 생기면서 만곡된 반대측의 역설적인 코막힘을 호소할 수도 있습니다.
비중격 만곡증은 코막힘 뿐만 아니라, 비성 두통, 코골이와 수면장애, 잦은 코피 증상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만곡된 비중격 점막에 존재하는 전사골신경이 압박되어 코의 통증이나 접촉점 두통, 편두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비중격 만곡으로 인해 비강 내로 비정상적인 공기의 흐름이 만들어지면 일부 점막에 기류가 집중되면서 과도하게 건조해지고 가피가 형성되어 제거될 때에 출혈, 궤양과 염증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습도가 낮아지는 겨울철에 특히 만곡된 쪽 코에서 잦은 코피가 발생하여 지혈을 받기 위해 이비인후과를 찾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출혈 정도에 따라 환자분께 비출혈의 원인(비중격 만곡증)을 내시경 소견을 보며 설명하여 안심시키고 비전정과 비판 부위에 가습 및 감염 예방을 위한 안연고를 도포하는 정도로 경과 관찰하는 경우도 있지만, 잦은 코피의 원인이 되거나 만곡 정도가 심하여 만성적인 코막힘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하여 비중격 만곡증의 수술적인 치료를 권유드리기도 합니다.
심한 만곡의 경우 베르누이 현상에 의해 비강 안에 형성된 음압이 점막 부종을 유발하여 코막힘이 더 심해지고 결과적으로 비강의 환기와 배액이 원활하지 못하여 부비동염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부비동염 환자의 CT소견에서 만곡된 비중격이 중비도의 환기를 방해하거나 비극(septal spur)이 상악동 자연공을 막는 등 비중격의 구조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비중격 만곡증은 전비경 검사로 양측 비강 입구를 관찰함으로써 쉽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코막힘의 기간과 동반 증상, 편측성인지 여부 등을 문진하고 물혹과 같은 비강내 종괴나 농성 비루를 동반한 부비동염 등 코막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동반 질환의 여부를 비내시경으로 자세히 평가합니다. 혈관수축제로 하비갑개의 점막을 수축시킨 후 시진하면 비중격 만곡증 요인이 코막힘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와 비중격 후방의 구조적 이상을 관찰하기 용이합니다. 흡기 시에 코막힘이 심한 환자라면 코막힘이 있는 쪽 뺨 부위를 외측으로 당기거나 비내시경으로 콧볼 부근을 바깥으로 밀어 비밸브를 넓혀주었을 때 코막힘이 개선되는지 확인하는 코틀(Cottle) 검사법으로 비중격의 만곡된 부위가 미부인지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수술적 교정 상담을 위하여 CT 검사를 통해 비중격 만곡의 정도, 부비동 질환과 비후성 비염의 동반 여부를 영상으로 진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소아에서는 비인강을 좁게 만들어 코막힘을 유발하는 아데노이드 증식을 엑스레이 촬영으로 감별할 수 있습니다. 기능적인 코막힘 정도를 객관화하기 위하여 비강통기도 검사로 비강 저항을 측정하거나 구조적인 이상에 따른 기계적인 코막힘 원인을 음향 비강 검사의 비강 단면적 측정으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검사들을 통해 코막힘 개선 효과가 분명할 것으로 기대되는 환자에서 비중격 만곡증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하여 비중격 교정술을 시행합니다. 만곡이 심하지 않다면 동반한 비염 또는 비점막 충혈을 유발하는 급성 감염에 대한 약물 치료로도 코막힘을 완화할 수 있지만 수술적으로 교정하여야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연골은 원래의 모양으로 되돌아가려는 bending memory를 갖고 있기 때문에 수술 후 코막힘이 재발하지 않도록 증상의 원인이 되는 만곡 부위를 제대로 제거할 수 있도록 절제 범위를 설계하고 힘을 받는 방향(vector)을 고려하여 교정하면서도 코의 지지가 무너지지 않도록 최소한의 골격을 충분히 보존하여 외비 변형 등의 후유증이 생기지 않도록 수술합니다. 최근에는 기능적 또는 미용적 코성형을 시행할 때 이식의 재료가 되는 자가 연골을 얻고 코성형 후의 기능적인 문제가 남지 않게 비중격 교정술을 동시 시행하여 외비 형태 이상과 비중격의 구조 문제를 함께 교정하기도 합니다. 제거한 비중격 연골을 재단하여 코의 외형을 미적으로 개선하면서 비중격 교정술로 인한 코막힘 해결까지 가능하여 환자 만족도가 좋습니다.
수술 후 출혈이 고여 봉합된 점막판 내부에 혈종을 형성하거나, 지혈 목적으로 시행한 패킹에 의해 연골의 혈액공급 문제가 생겨 연골괴사, 비중격 천공 등 후유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점막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유착 또는 이차적인 감염이 발생하여 코막힘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최소 2주 가량은 외래를 통한 수술 부위의 경과 확인과 드레싱이 필요합니다. 대부분 비강 통기도를 개선시키기 위해 비염 수술과 함께 시행하는데 대략 한 달 정도면 수술에 의한 코막힘 개선 효과를 뚜렷이 볼 수 있고, 통상 6주 이내로 상처 회복이 모두 이루어집니다. 만곡 부위가 골부가 아닌 앞쪽 연골부인 경우 일반적인 비중격 교정술로는 수술 후 코막힘 개선 효과가 불만족스러울 수 있습니다. 이때 제대로 코막힘을 해소하기 위한 미부 만곡의 교정이 필요하지만, Keystone 부위를 손상시키거나 코의 지지에 핵심적인 L-strut을 적게 남기고 교정하면 코끝이 아래로 떨어지거나 안장코가 생길 수 있어 연골로 지지를 보강해주는 추가적인 술식(batten graft 등)이 필요하거나 가장 휘어진 부위를 수평 절제한 다음 연골을 겹쳐서 고정하는 등 다른 기법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비중격 만곡증은 코막힘의 원인이 비중격의 구조적인 이상인 만큼, 약물치료로는 증상 개선의 한계가 있으며 적응증이 분명한 비중격 만곡증 환자의 경우 수술 후의 코막힘 개선 효과가 좋기 때문에 만성적인 코막힘으로 고생한다면 내시경과 영상 검사를 통해 비중격 만곡증의 정확한 진단과 비중격 교정술 이후에 예상되는 증상 개선 효과를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수술적인 치료를 적극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코막힘 증상, 만성적이라면 방치하기보다 이비인후과에서 원인을 찾고 수술적인 치료로 양쪽 코로 원활하게 숨쉬는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