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귀 안이 가렵고 진물이 난다면: 이진균증의 진단, 원인과 치료, 예방
귀가려움 증상의 원인질환 감별, 이진균증의 진단과 치료방법
귀 가려움증을 주증상으로 이비인후과 외래를 방문하는 환자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외이도의 다양한 원인 질환이 귀 안 가려움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나 만성 외이도염, 곰팡이 감염으로 인해 외이도에 염증이 발생하는 이진균증(Otomycosis)이 흔합니다. 감별 진단이 필요한 귀가려움의 원인으로는 외이도 외측 연골부 피부의 건조증이나 피부염 형태로 나타나는 습진성 외이도염, 건선 또는 지루성 피부염, 알레르기 반응에 따른 접촉성 피부염의 일종으로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외이도염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과도한 귀지의 막힘이 귀 내부의 신경을 자극하거나, 당뇨병성 신경병증 또는 자율신경 이상 등에 의해 뚜렷한 병변 없이 특발성 귀가려움이 유발될 수 있고 드물게 강아지, 고양이 등 애완동물과의 접촉에 의한 진드기 감염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진균증은 아스퍼질루스(Aspergillus), 칸디다(Candida)와 같은 진균, 즉 곰팡이가 원인인 외이도 또는 중이의 감염성 질환입니다. 주로 면역력 저하, 항생제 또는 스테로이드 복용과 같은 장기간의 약물 치료 등으로 감염 위험이 높은 상태에서 수영, 과도한 귀 청소 등 진균(곰팡이)이 잘 번식하는 습한 환경 조건이 생성되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교적 드물지만 무좀을 유발하는 피부사상균이 손이나 오염된 수건 등을 통해 외이도로 전파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귀 안의 가려움, 진물, 막힌 느낌, 귀 먹먹함과 심한 경우 청력저하, 중이염 동반 시 이통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내원하였을 때 귀 내시경 검사로 외이도 내 곰팡이의 특징적인 포자나 균사를 확인하여 진단합니다. 분비물의 색상이나 성상으로 원인 균주를 대략 유추할 수 있는데, 아스퍼질루스 균주는 솜뭉치처럼 덩어리 진 형태로 검은색, 녹색, 회색 또는 흰색 점들이 보이고 칸디다 균주는 두터운 크림색의 치즈 같은 균막을 형성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필요시에 진균 배양 검사나 KOH 도말 검사를 시행하여 진균의 종류와 감수성 있는 항진균제를 특정할 수 있습니다.
치료는 우선 감염된 귀를 드레싱하여 국소 치료하며, 통상적으로 항진균제의 경구 복용은 필요치 않습니다. 외이도를 깨끗이 소독하고 원인 균주에 적합한 항진균제 성분의 점이액을 사용합니다. 아스퍼질루스 균주의 경우 1% clotrimazole 용액, 칸디다 균주의 경우 nystatin 또는 miconazole 용액으로 세척을 고려하고, 항진균 효과를 지닌 boric acid나 곰팡이 번식을 억제하는 2% acetic acid 용액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환자의 증상과 감염의 원인에 따라 항진균제와 항생제 또는 스테로이드 복합제제 사용을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외이도 세척 및 국소 제제에 치료 반응이 떨어지는 면역저하자, 중이강 너머까지 파급된 광범위한 감염의 경우에는 itraconazole, fluconazole 성분의 항진균제 복용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간혹 치료 반응이 좋지 않은 만성적인 이진균증 환자에서 귀 내시경 소견에 따라 조직 검사를 하기도 합니다. 경과의 호전을 추적하며 꾸준한 귀 드레싱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해 환자분께 귀 안을 건조하게 유지하고 손이나 면봉으로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습진성 외이도염은 외이도 피부의 부종, 붉은기, 건조, 벗겨짐을 동반할 수 있는 귀 가려움증이 주증상인 질환으로, 이진균증과 감별이 필요합니다. 귀 가려움과 증상 부위 외이도의 피부 상태를 바탕으로 의심하며 심하고 재발성이면 알레르기 검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정도에 따라 보습제 또는 국소 스테로이드제(베타메타손 연고)를 바르면 대부분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고 불편감이 심한 경우 알레르기 피부염의 경구약 처방을 고려합니다. 평소 쓰지 않던 샴푸, 헤어스프레이, 염색약 등이 유발 요인인지 확인하여 외이도에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자극제 사용을 되도록 회피하는 것이 악화 방지에 중요합니다. 습진성 외이도염의 경우에도 세균 또는 진균 감염이 이차적으로 동반된 귀 내시경 소견을 보인다면 적절한 항생제나 항진균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겠습니다.
귀 가려움증, 사소한 증상 같지만 증상이 지속적으로 재발하거나 악화되는 양상이고 젖은 분비물, 청력변동, 이통 등 다른 귀 증상을 동반한다면 원인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귀 내시경 검사에 대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소견이 감별 진단에 가장 중요하고 특히 이진균증, 습진성 외이도염, 귀지 막힘 등 유병율이 높은 귀 가려움증의 원인 외이도 질환들이 귀 드레싱 치료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상태에 맞는 국소약으로 귀 청소를 받으시면 빠른 호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유발 요인을 점검하고 외이도의 청결 상태와 외이도 내 적절한 습도 및 산도(pH)가 유지되도록 정기적으로 관리 받으시면 만성 외이도염과 이진균증의 재발 또는 악화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